버크셔 2026년 2분기 13F: 알파벳 127% 급증, 뱅크오브아메리카·처브 신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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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2026년 2분기 버크셔 포트폴리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2026년 6월 30일 기준 13F 공시를 냈다. 총 보유 종목은 26개, 미국주식 평가액은 약 2,993억 달러(원화 약 413조 원)다. 종목 수가 26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잘 아는 소수 기업에 크게 베팅한다”는 버크셔 특유의 고집중 스타일은 이번 분기에도 그대로다. 상위 5개 종목의 비중 합계만 약 71.9%에 달한다.
이번 분기 포트폴리오의 키워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 알파벳(GOOGL)의 초고속 부상 — 평가액이 한 분기 만에 127.1% 급증하며 비중 3위(12.62%)로 올라섰다.
- 금융주 베팅 재점화 —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9.2% 비중의 ‘신규매수’로 단숨에 5위에 등장했고, 보험사 처브(CB)도 3.9%로 새로 편입됐다.
- 에너지 듀오의 평가액 급감 — 셰브런(-19.9%)과 옥시덴털 페트롤리움(-25.3%)은 비중 순위는 지켰지만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
상위 10개 보유 종목 한눈에 보기
| 순위 | 종목 | 비중 | 이번 분기 변화 |
|---|---|---|---|
| 1 | 애플 (AAPL) | 22.04% | 유지, 평가액 +14.0% |
| 2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AXP) | 17.14% | 유지, 평가액 +11.8% |
| 3 | 알파벳 (GOOGL) | 12.62% | 비중확대, 평가액 +127.1% |
| 4 | 코카콜라 (KO) | 10.86% | 유지, 평가액 +6.9% |
| 5 | 뱅크오브아메리카 (BAC) | 9.20% | 신규매수 |
| 6 | 셰브런 (CVX) | 4.67% | 유지, 평가액 -19.9% |
| 7 | 옥시덴털 페트롤리움 (OXY) | 4.30% | 유지, 평가액 -25.3% |
| 8 | 처브 (CB) | 3.90% | 신규매수 |
| 9 | 무디스 (MCO) | 3.73% | 유지, 평가액 +3.8% |
| 10 | 크래프트 하인즈 (KHC) | 2.57% | 유지, 평가액 +5.0% |
알파벳, 한 분기 만에 평가액 127% — 포트폴리오 3대 축으로
이번 공시에서 가장 극적인 숫자는 알파벳이다. 평가액이 직전 분기 대비 127.1% 늘며 비중 12.62%, 전체 3위까지 뛰어올랐다. ‘비중확대’로 분류된 만큼 주가 상승만으로 만들어진 숫자가 아니라 실제 추가 매수가 동반됐다는 뜻이다. 코카콜라(10.86%)를 제치고 3위에 오른 장면은 상징적이다. 버핏이 수십 년 들고 온 소비재 간판보다 위에 AI·클라우드·검색을 아우르는 빅테크가 자리 잡은 것이다.
버크셔가 기술주를 살 때의 논리는 언제나 같았다. 애플을 “기술주가 아니라 소비자 독점 기업”으로 봤듯, 알파벳 역시 검색·유튜브·안드로이드라는 강력한 해자와 현금창출력을 가진 ‘이해 가능한 독점 기업’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버크셔가 AI 수혜를 애플 한 종목에만 의존하지 않고 알파벳으로 분산해 잡으려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컴백’ — 신규매수가 단숨에 5위
두 번째 서프라이즈는 뱅크오브아메리카다. 이번 분기 ‘신규매수’로 잡혔는데, 그 규모가 비중 9.2%, 전체 5위다. 신규 편입 종목이 곧바로 포트폴리오 5위에 오르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맥락을 알면 더 흥미롭다. BAC는 오랫동안 버크셔의 간판 금융주였으나 앞선 시기에 지분이 크게 정리된 바 있다. 그런 종목이 다시, 그것도 큰 비중으로 돌아왔다는 건 은행업의 밸류에이션이나 금리 환경에 대한 버크셔의 판단이 달라졌음을 시사한다.
함께 신규 편입된 처브(3.9%)도 같은 결에서 읽힌다. 처브는 세계적인 손해보험사로, 보험업은 버크셔가 가장 잘 아는 본업이다. 은행(BAC)과 보험(처브)을 동시에 담으면서 이번 분기 버크셔의 무게추는 뚜렷하게 ‘금융’으로 기울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7.14%), 무디스(3.73%)까지 합치면 상위 10개 중 금융 관련 종목의 비중이 상당하다.
에너지 듀오의 시련 — 셰브런·옥시덴털 평가액 급감
반대편에는 에너지가 있다. 셰브런은 평가액이 19.9%, 옥시덴털은 25.3% 줄었다. 두 종목 모두 ‘유지’로 분류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량 매도 없이 평가액이 이만큼 줄었다면 주가 하락, 즉 에너지 섹터 약세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버크셔는 유가가 흔들릴 때 에너지 지분을 던지기보다 버텨온 이력이 있다. 이번에도 비중 순위(6·7위)는 그대로 지켰다. 다만 두 종목 합산 비중이 8.97%로, 신규 편입된 BAC 한 종목(9.2%)보다 작아졌다는 점은 포트폴리오 내 에너지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애플·아멕스·코카콜라 — 흔들리지 않는 3대 기둥
시끄러운 변화 속에서도 포트폴리오의 뼈대는 그대로다. 애플은 비중 22.04%로 부동의 1위이며 평가액도 14% 늘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1.8%), 코카콜라(+6.9%)도 안정적으로 불어났다. 무디스(+3.8%)와 크래프트 하인즈(+5.0%)까지, ‘유지’ 종목들은 대체로 완만한 플러스를 기록했다.
정리하면 이번 분기 버크셔의 손익 구조는 명확하다. 기존 주력(애플·아멕스·코카콜라)이 꾸준히 벌어주는 가운데, 새 성장 동력(알파벳)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금융(BAC·처브)을 새로 태웠으며, 에너지는 시장 역풍을 그대로 맞았다.
13F의 한계, 그리고 다음 분기 관전 포인트
끝으로 짚어야 할 한계가 있다. 13F는 분기 말 기준 보유 현황을 최대 45일 늦게 공개하는 자료다. 즉 이 데이터는 6월 30일의 스냅샷이고, 지금 이 순간 버크셔가 이미 포지션을 바꿨을 수 있다. 또한 13F에는 미국 상장 주식만 담기므로 현금성 자산이나 미국 외 상장 지분은 보이지 않는다. ‘전체 그림의 일부’라는 전제로 읽어야 한다.
다음 분기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 알파벳 추가 확대 여부 — 12.62%에서 멈출지, 아멕스·애플급 핵심 포지션으로 더 키울지.
- BAC·처브의 후속 행보 — 9.2%짜리 신규 진입이 일회성 트레이드인지, 장기 재축적의 시작인지.
- 에너지 대응 — 평가액 급감에도 ‘유지’를 이어갈지, 저가 추가 매수 혹은 축소로 방향을 틀지.
숫자만 보면 조용한 분기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버크셔의 무게중심이 ‘소비재+에너지’에서 ‘빅테크+금융’으로 반 발짝 이동한 분기였다. 다음 13F에서 이 이동이 추세인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