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13F: 엔비디아 8.9% 최대 보유, 스페이스X 2.2% 신규 편입…메타·MS는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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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피델리티(FMR)가 2026년 6월 30일 기준 13F 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이번 분기 미국주식 평가액은 약 2조 3,039억 달러(원화 약 3,179조 원)로, 총 3,929개 종목을 보유 중입니다. 액티브 펀드와 인덱스 펀드를 함께 굴리는 종합 운용사인 만큼 포트폴리오 전체가 시장의 축소판에 가깝지만, 그 안에서도 분기마다 비중이 움직이는 방향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번 분기의 키워드는 셋입니다. AI 인프라 진영의 추가 확대, 비상장 스페이스X의 상위권 등장, 그리고 메타·마이크로소프트의 미묘한 후퇴입니다.
상위 10개 보유 종목 한눈에 보기
| 순위 | 종목 | 비중 | 변화 | 평가액 증감 |
|---|---|---|---|---|
| 1 | 엔비디아(NVDA) | 8.91% | 비중확대 | +18.4% |
| 2 | 알파벳(GOOGL) | 5.78% | 비중확대 | +34.3% |
| 3 | 애플(AAPL) | 4.09% | 비중확대 | +20.7% |
| 4 | 아마존(AMZN) | 3.78% | 비중확대 | +16.7% |
| 5 | 마이크로소프트(MSFT) | 3.01% | 비중축소 | -1.5% |
| 6 | 브로드컴(AVGO) | 2.37% | 비중확대 | +42.0% |
| 7 | 메타 플랫폼스(META) | 2.34% | 비중축소 | -19.0% |
| 8 | 아이셰어즈 트러스트(iShares) | 2.30% | 비중확대 | +12.4% |
| 9 | 스페이스X(비상장) | 2.24% | 신규매수 | - |
| 10 | 일라이 릴리(LLY) | 1.48% | 비중확대 | +40.9% |
상위 10개 중 7개가 비중확대, 2개가 축소, 1개가 신규입니다. 전반적으로 ‘기존 승자에 더 싣는’ 분기였습니다.
AI 인프라 축: 엔비디아·브로드컴·알파벳의 동반 확대
엔비디아는 비중 8.91%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며 평가액이 18.4% 늘었습니다. 2조 달러가 넘는 포트폴리오에서 한 종목이 9%에 육박한다는 것은, 인덱스 추종분을 감안하더라도 피델리티의 액티브 매니저들이 AI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눈에 띄는 건 브로드컴입니다. 평가액이 42%나 급증하며 상위 10위권 내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문형 AI 칩(커스텀 ASIC) 발주를 늘리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즉 피델리티는 ‘GPU 대장’과 ‘커스텀 칩 대안’을 양손에 쥐는 구도를 강화한 셈입니다. 알파벳도 평가액이 34.3% 급증하며 2위 자리를 굳혔습니다. 자체 칩(TPU)과 클라우드, 검색 광고까지 AI 수익화 라인이 가장 넓은 기업이라는 재평가가 기관 자금 흐름으로 확인되는 모습입니다.
최대 화제: 비상장 스페이스X, 단숨에 9위 신규 진입
이번 공시에서 가장 이례적인 대목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 Exploration Technologies)가 비중 2.24%로 신규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스페이스X는 상장사가 아닙니다. 피델리티는 오래전부터 뮤추얼펀드를 통해 비상장 성장기업 지분에 투자해온 운용사인데, 그 지분이 13F 상위권에 이 정도 비중으로 잡혔다는 것은 스페이스X의 평가가치가 그만큼 커졌고 피델리티의 익스포저도 대폭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브로드컴(2.37%), 메타(2.34%)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입니다. 일반 투자자가 직접 살 수 없는 자산이 대형 운용사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향후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논의가 재점화될 때마다 피델리티의 보유 현황은 중요한 참고 지표가 될 것입니다.
메타 -19%, 마이크로소프트 -1.5%: 빅테크 내부의 옥석 가리기
반면 메타는 평가액이 19% 줄며 상위권에서 가장 큰 폭으로 후퇴했습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광고 성장 둔화 우려 속에서 일부 차익실현이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5%로 소폭이지만 비중이 축소됐습니다. 하락 폭 자체는 작아도, 애플·아마존·알파벳이 모두 두 자릿수로 늘어난 분기에 홀로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상대적 온도차가 핵심입니다. ‘빅테크는 다 같이 간다’는 시기가 지나고, AI 수익화의 속도와 확실성에 따라 기관이 종목을 골라 담는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라이 릴리 +40.9%: AI 장세 속 헬스케어 한 축
상위 10위권에서 유일한 헬스케어 종목인 일라이 릴리는 평가액이 40.9% 급증했습니다.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의 구조적 성장에 대한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며, 테크 쏠림이 심한 포트폴리오에서 분산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iShares ETF 보유분(2.30%, +12.4%)이 늘어난 것도 시장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노출을 유지하려는 종합 운용사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관전포인트와 유의사항
다음 분기에 확인할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엔비디아-브로드컴 ‘양손 전략’이 유지되는지, 둘째, 메타 축소가 일회성 차익실현인지 추세적 이탈인지, 셋째, 스페이스X 비중이 추가로 늘어나는지입니다. 한 가지 꼭 짚을 한계도 있습니다. 13F는 분기 말 기준 보유 내역을 최대 45일 지연해 공시하는 제도라, 지금 보는 데이터는 6월 말의 스냅숏일 뿐 피델리티가 이미 포지션을 바꿨을 수 있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타이밍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세계 최대급 운용사의 자금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읽는 나침반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