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재단 13F: 캐터필러 +50% 급등, 버크셔 축소·홈디포 신규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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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자산을 굴리는 게이츠 재단 신탁(Gates Foundation Trust)이 2026년 6월 30일 기준 13F 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총 보유 종목은 24개, 미국주식 평가액은 약 344억 달러(원화 약 48조 원)입니다. 종목 수가 20개 남짓에 불과한 초집중 포트폴리오라는 점에서, 상위 종목의 작은 변화도 재단의 시각을 읽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번 분기의 키워드는 셋입니다. 버크셔 축소의 지속, 캐터필러의 폭발적 평가액 증가, 그리고 홈디포 신규 편입.
상위 10개 보유 종목 — 한눈에 보기
| 순위 | 종목 | 비중 | 변화 | 평가액 증감 |
|---|---|---|---|---|
| 1 | 버크셔 해서웨이 (BRK.B) | 21.35% | 비중축소 | -10% |
| 2 | 캐터필러 (CAT) | 19.65% | 유지 | +50.3% |
| 3 | 캐나디안 내셔널 철도 (CNI) | 17.95% | 유지 | +16% |
| 4 |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WM) | 17.3% | 비중축소 | -6.2% |
| 5 | 디어 (DE) | 6.56% | 유지 | +12.6% |
| 6 | 에코랩 (ECL) | 4.22% | 유지 | +4.7% |
| 7 | 월마트 (WMT) | 2.76% | 유지 | -8.9% |
| 8 | 페덱스 (FDX) | 2.17% | 유지 | -12.1% |
| 9 | 코카콜라 펨사 (KOF) | 1.92% | 유지 | +8.9% |
| 10 | 홈디포 (HD) | 1.02% | 신규매수 | - |
상위 4개 종목(버크셔·캐터필러·캐나디안 내셔널·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이 전체의 76%를 차지합니다. ‘분산’보다 ‘확신’에 베팅하는 전형적인 집중 투자 구조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 1위는 지켰지만 축소는 계속된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비중 21.35%로 여전히 포트폴리오 1위지만, 이번 분기 비중이 축소되며 평가액도 10% 감소했습니다. 게이츠 재단은 워런 버핏이 기부해 온 버크셔 주식을 받아 재단 운영 자금을 위해 순차적으로 매도해 온 구조로 알려져 있어, 버크셔 축소 자체는 ‘버크셔에 대한 비관’이라기보다 재단 특유의 자금 집행 패턴으로 해석하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축소 속도와 규모는 분기마다 확인할 가치가 있습니다. 1위 종목의 지분이 줄어들수록, 2위 이하 종목들의 포트폴리오 내 영향력이 기계적으로 커지기 때문입니다.
캐터필러 +50.3% — 사실상 양강 체제로
이번 분기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단연 캐터필러의 평가액 +50.3%입니다. 주목할 점은 보유 자체는 ‘유지’였다는 것. 즉 재단이 주식을 더 산 것이 아니라, 주가 상승만으로 평가액이 절반 이상 불어났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캐터필러 비중은 19.65%까지 올라와 1위 버크셔(21.35%)와의 격차가 2%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졌습니다. 버크셔 축소 기조가 이어진다면 다음 분기에는 캐터필러가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건설기계 대장주의 이런 주가 흐름은 미국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설 붐 등 실물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재단이 급등에도 차익 실현 없이 그대로 들고 갔다는 점은 장기 확신의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홈디포 신규 편입 — 24개 중 하나의 자리를 내준 이유
이번 분기 홈디포(HD)가 비중 1.02%로 새로 편입되며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절대 비중은 작지만, 24개 종목만 담는 극도로 절제된 포트폴리오에서 신규 자리 하나는 가볍지 않습니다. 홈디포는 주택 리모델링·건자재 유통의 대표 기업으로, 캐터필러·디어·캐나디안 내셔널 철도로 이어지는 재단의 ‘실물 경제·인프라 축’과 결이 같습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 경기 회복 기대를 겨냥한 포석인지, 이후 분기에 비중을 늘려가는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산업재·필수 인프라 — 게이츠 포트폴리오의 일관된 철학
상위 종목을 훑어보면 공통점이 뚜렷합니다. 건설기계(캐터필러), 농기계(디어), 철도(캐나디안 내셔널), 폐기물 처리(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수처리·위생(에코랩) — 모두 경기 사이클은 타지만 대체가 어려운 실물 인프라 기업들입니다. 이번 분기에도 이 축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캐터필러 +50.3%, 캐나디안 내셔널 +16%, 디어 +12.6%로 수익률을 견인했습니다. 반면 소비·물류 쪽인 월마트(-8.9%)와 페덱스(-12.1%)는 평가액이 뒷걸음쳤습니다. 멕시코 음료 기업 코카콜라 펨사(+8.9%)가 조용히 선방한 점도 눈에 띕니다. 4위 웨이스트 매니지먼트는 비중이 소폭 축소(-6.2%)됐는데, 상위권 내 리밸런싱 차원으로 보이며 여전히 17.3%의 핵심 지분입니다.
리스크와 관전 포인트
따라 투자하기 전에 짚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 13F는 분기 말 기준으로 최대 45일 지연 공시됩니다. 지금 보는 6월 말 포트폴리오와 현재 보유 내역은 이미 다를 수 있습니다. 둘째, 이 포트폴리오는 재단의 자선 자금 집행 일정과 얽혀 있어, 매도가 반드시 ‘종목에 대한 부정적 판단’을 뜻하지 않습니다. 셋째, 상위 4종목 76%의 초집중 구조는 산업재 사이클이 꺾일 경우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캐터필러가 +50% 오른 지점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어떻게 볼지는 투자자 각자의 몫입니다.
다음 분기 체크리스트는 세 가지입니다. ① 버크셔 축소 속도 — 캐터필러와의 1위 교체 여부, ② 홈디포 비중 확대 여부 — 단순 실험인지 본격 편입인지, ③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축소가 추세로 이어지는지. 344억 달러 포트폴리오의 방향타가 어디를 향하는지, 다음 공시에서 다시 확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