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파인 13F: 신규 1위 네비우스, 시게이트·홈디포·어플라이드까지 상위 절반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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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맨델(Stephen Mandel)이 이끄는 론파인 캐피털(Lone Pine Capital)이 2026년 2분기(6월 30일 기준) 13F 공시를 제출했습니다. 미국주식 평가액은 약 164억 달러(원화 약 23조 원), 보유 종목 수는 34개입니다.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고신념(high conviction) 운용으로 유명한 ‘타이거 컵스’ 출신 매니저답게 이번에도 압축 포트폴리오를 유지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회전의 폭입니다.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가 이번 분기 신규매수 종목입니다. 포트폴리오 상단의 절반을 갈아엎은 셈이고, 그 방향은 ‘AI 인프라’라는 한 단어로 요약됩니다.
상위 10개 보유 종목 한눈에 보기
| 순위 | 종목(티커) | 비중 | 변화 | 평가액 증감 |
|---|---|---|---|---|
| 1 | 네비우스 그룹(NBIS) | 7.19% | 신규매수 | - |
| 2 | ASML(ASML) | 6.92% | 비중축소 | +30.9% |
| 3 | 시게이트 테크놀로지(STX) | 5.90% | 신규매수 | - |
| 4 | 홈디포(HD) | 5.61% | 신규매수 | - |
| 5 |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 5.34% | 신규매수 | - |
| 6 | 메드라인 | 5.06% | 비중확대 | +57.6% |
| 7 | 린데(LIN) | 4.94% | 신규매수 | - |
| 8 | 테라다인(TER) | 4.42% | 비중축소 | +30.1% |
| 9 | 코닝(GLW) | 4.26% | 비중축소 | +37.8% |
| 10 | 카바나(CVNA) | 4.23% | 비중확대 | +25.5% |
직전 분기(2026년 3월 31일) 대비 변화 기준입니다. 신규매수 종목은 직전 분기 보유가 없었으므로 평가액 증감을 따로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신규 1위 네비우스 — ‘간보기’가 아니라 확신 매수
이번 공시의 헤드라인은 단연 네비우스 그룹(NBIS)입니다. 신규 편입인데 곧바로 포트폴리오 1위(7.19%)에 올랐습니다. 통상 헤지펀드가 새 종목을 담을 때 1~2% 비중으로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것을 감안하면, 첫 분기부터 7%대 비중은 상당한 확신이 실린 베팅입니다. 네비우스는 AI 학습·추론용 GPU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업체로, AI 인프라 붐의 직접 수혜주로 꼽혀 왔습니다.
여기에 3위 시게이트 테크놀로지(STX, 5.90%)와 5위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5.34%)도 나란히 신규매수입니다. 시게이트는 데이터센터용 대용량 HDD의 양대 강자 중 하나로 AI가 만들어내는 데이터 폭증의 저장 수요를, 어플라이드는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로 공급 측 설비투자를 각각 겨냥합니다. 컴퓨팅(네비우스)–저장(시게이트)–장비(어플라이드)로 이어지는 AI 데이터센터 밸류체인을 층위별로 채워 넣은 그림입니다.
홈디포·린데 — 공격 일변도는 아니라는 신호
신규매수가 모두 AI인 것은 아닙니다. 4위 홈디포(HD, 5.61%)와 7위 린데(LIN, 4.94%)가 함께 들어왔습니다. 홈디포는 미국 주택 개보수 수요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금리 사이클이 돌아서 주택 거래·리모델링이 살아나면 실적 레버리지가 큰 소비주입니다. 린데는 세계 최대 산업가스 업체로 경기방어적 현금흐름이 강점이고,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공급자라는 점에서 AI 설비투자 흐름과도 접점이 있습니다. 변동성이 큰 AI 베팅에 균형추를 다는 동시에, 금리·경기 사이클 전환까지 함께 겨냥한 조합으로 읽힙니다.
비중확대 — 메드라인 +57.6%, 카바나 +25.5%
기존 보유 종목 중에서는 의료용품 유통업체 메드라인(6위, 5.06%)의 평가액이 57.6% 늘며 비중확대가 뚜렷했습니다. 헬스케어 소모품 유통은 경기와 무관하게 수요가 꾸준한 영역이라 포트폴리오의 방어 축 역할을 합니다. 중고차 이커머스 플랫폼 카바나(CVNA, 10위 4.23%)도 평가액이 25.5% 늘며 비중을 확대했습니다. 론파인이 전통적으로 선호해 온 것으로 알려진 ‘소비+플랫폼’ 성장주 베팅의 연장선입니다.
비중축소 — 오르는 주식을 덜어낸 이유
흥미로운 것은 축소 종목들입니다. ASML(2위, 6.92%), 테라다인(TER, 8위 4.42%), 코닝(GLW, 9위 4.26%)은 모두 비중을 줄였는데 평가액은 오히려 각각 30.9%, 30.1%, 37.8% 늘었습니다. 주가가 크게 오르는 동안 일부를 팔아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셋 다 반도체·테크 하드웨어 랠리의 수혜주였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AI 테마 자체를 버린 것이 아니라 많이 오른 구간에서 이익을 거둬 네비우스·시게이트처럼 아직 초입이라고 판단한 종목으로 옮긴 ‘테마 내 리밸런싱’에 가까워 보입니다.
13F의 한계 — 45일 지연 공시라는 점
13F는 분기 말 기준 보유 현황을 최대 45일 뒤에 공시합니다. 즉 이 데이터는 6월 30일의 스냅샷이고, 지금 이 순간 론파인이 같은 포트폴리오를 들고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이번처럼 회전이 큰 분기라면 기준일(6월 30일) 이후에도 추가 매매가 이어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공매도·해외 상장 주식·파생 포지션이 잡히지 않는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관전포인트 — 다음 분기에 확인할 것들
첫째, 네비우스 비중의 유지 여부입니다. 첫 분기 7%대 확신 매수가 다음 공시에서 더 늘어난다면 론파인의 AI 인프라 뷰는 그만큼 강해진 것입니다. 둘째, ASML·테라다인·코닝의 축소가 추가 매도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조정 시 재확대로 돌아서는지가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이 펀드의 진짜 판단을 보여줄 것입니다. 셋째, 홈디포로 대표되는 소비·주택 베팅이 커지는지도 금리 사이클 판단의 힌트가 됩니다. 상위 10개 중 5개를 갈아끼우는 과감한 회전 — 스티븐 맨델의 다음 수��� 궁금해지는 공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