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4 경제시황: 호르무즈 봉쇄에 유가 9% 급등, 코스피는 서킷브레이커
미국 증시: 반도체가 끌어내렸다
간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S&P500은 0.79% 내린 7,515.34, 나스닥은 1.55% 급락한 25,873.18, 다우는 0.26%(138.37포인트) 밀린 52,498.64로 마감했습니다.
지수별 낙폭 차이가 힌트입니다. 다우는 선방했는데 나스닥만 크게 빠졌다는 건, 시장 전체가 무너진 게 아니라 반도체·AI 쪽만 집중 매도를 맞았다는 뜻입니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이 나란히 하락했고 마이크론은 프리마켓에서 6% 가까이 빠졌습니다. 방아쇠는 SK하이닉스였습니다. 최근 나스닥 상장(ADR 발행으로 약 265억 달러 조달) 이후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본주가 무너지자, 그 충격이 미국 메모리·AI 반도체 전반으로 번졌습니다.
원자재: 유가가 주인공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9.6% 뛴 배럴당 83.30달러, WTI는 9.4% 오른 78.14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브렌트 기준 2020년 5월 이후 최대 일간 상승폭입니다.
원인은 명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막는 봉쇄를 재개하고, 다른 나라 화물선에는 20% 통행료를 물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봉쇄 개시 시점을 현지시간 화요일 오후 4시로 못박았습니다. 이미 물류는 얼어붙었습니다. 선박 추적 데이터상 일요일 호르무즈를 통과한 선박은 단 6척으로, 전쟁 전 하루 평균 138척에서 사실상 마비 수준입니다.
흥미로운 건 금입니다. 지정학적 위기에 오르는 게 정상인데, 금은 오히려 4,000달러선까지 밀렸습니다. 안전자산 수요보다 “인플레 재점화 → 연준이 못 내린다 → 금리·달러 강세” 논리가 더 셌다는 뜻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안 주는 금은 불리해집니다.
한국 시장: 역대급 하루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폭락한 6,806.93으로 마감하며 7,000선이 무너졌습니다. 오후 1시 28분 사이드카가 아닌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거래가 전면 중단됐습니다. 올해만 일곱 번째입니다.
SK하이닉스가 15.37% 급락한 184만 5,000원, 삼성전자도 10.70% 빠진 25만 4,500원에 마감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3.9조 원 규모로 동반 매도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530원선에서 등락했습니다.
다만 시장의 진단은 “반도체 사이클이 꺾였다”가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가 촉발한 레버리지 강제청산에 가깝습니다. 빚내서 산 포지션이 마진콜에 걸려 기계적으로 쏟아진 물량이라는 겁니다. 펀더멘털 훼손과 수급 붕괴는 회복 속도가 다릅니다.
오늘의 관전 포인트
한국시간 오늘 밤 9시 30분, 미국 6월 CPI가 나옵니다. 7월 FOMC(28~29일) 전 마지막 물가 지표입니다.
시장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전월비 -0.1%, 전년비 4.2%(5월)에서 3.9%로 둔화입니다. 근원 CPI는 2.9% 수준 유지가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6월 물가가 좋아 보이는 이유는 6월 휴전으로 호르무즈가 열리면서 휘발유값이 10% 급락한 덕분인데, 어제 그 전제가 통째로 뒤집혔기 때문입니다.
즉 오늘 나올 6월 CPI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데이터입니다. 진짜 관건은 7~8월 물가에 유가 급등이 얼마나 반영되느냐이고, 연준은 새 의장 케빈 워시 체제에서 이미 매파적으로 기울어(6월 점도표 중간값 3.8%로 상향) 인하 여지가 좁아진 상태입니다.
정리하면 오늘 체크할 건 세 가지입니다. 호르무즈 봉쇄가 실제 개시되는지, 근원 CPI가 2.9%를 지키는지, 그리고 코스피의 반등이 강제청산 이후의 기술적 반등인지 진짜 저가매수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