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 스트리트 13F: 엔비디아 5.99%·애플 5.28%, 상위 10개가 전체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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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2개 종목, 3조 3,712억 달러 — ‘시장 그 자체’를 들고 있는 손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의 2026년 6월 30일 기준 13F가 공개됐습니다. 미국주식 평가액은 약 3조 3,712억 달러(원화 환산 약 4,652조 원), 보유 종목 수는 3,932개입니다.
숫자만 보면 압도적이지만, 이 기관을 읽는 방법은 헤지펀드를 읽는 방법과 완전히 다릅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미국 최초의 상장 ETF인 SPDR S&P 500(SPY)을 운용하는 곳입니다. 즉 이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은 “이 종목이 오를 것 같다”는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지수 구성을 기계적으로 복제한 결과입니다. 종목 수가 4,000개에 육박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액티브 매니저가 수십 개를 골라내는 자리에서, 이곳은 사실상 미국 시장 전체를 통째로 담습니다.
그래서 이 공시의 진짜 가치는 ‘따라 살 종목 찾기’가 아니라, 지금 미국 주식시장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도에 있습니다. 아래 데이터는 그 관점으로 읽어야 의미가 살아납니다.
상위 10개 종목 — 한눈에 보기
| 순위 | 종목 (티커) | 비중 | 방향 | 평가액 증감 | 추정 평가액 |
|---|---|---|---|---|---|
| 1 | 엔비디아 (NVDA) | 5.99% | 비중확대 | +16.6% | 약 2,019억 달러 |
| 2 | 애플 (AAPL) | 5.28% | 비중확대 | +16.4% | 약 1,780억 달러 |
| 3 | 알파벳 (GOOGL) | 4.53% | 비중확대 | +29.2% | 약 1,527억 달러 |
| 4 | 마이크로소프트 (MSFT) | 3.49% | 비중확대 | +3.7% | 약 1,177억 달러 |
| 5 | 아마존 (AMZN) | 2.81% | 비중확대 | +16.4% | 약 947억 달러 |
| 6 | 브로드컴 (AVGO) | 2.21% | 비중확대 | +25.6% | 약 745억 달러 |
| 7 | 마이크론 (MU) | 1.71% | 비중축소 | +227.4% | 약 576억 달러 |
| 8 | 메타 플랫폼스 (META) | 1.54% | 비중확대 | +2.4% | 약 519억 달러 |
| 9 | 테슬라 (TSLA) | 1.47% | 비중확대 | +15.9% | 약 496억 달러 |
| 10 | 일라이 릴리 (LLY) | 1.29% | 비중확대 | +32.6% | 약 435억 달러 |
※ 추정 평가액은 공시된 비중에 총 미국주식 평가액을 곱한 값으로, 반올림 오차가 있습니다.
상위 10개가 전체의 30.3% — 집중도라는 이름의 구조적 리스크
상위 10종목의 비중 합계는 30.32%, 금액으로는 약 1조 220억 달러입니다. 3,932개 종목을 들고 있는 포트폴리오에서, 단 10개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3,922개가 나눠 갖는 몫이 70%가 채 안 됩니다.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선택이 아니라 미국 시장 자체의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인덱스를 복제하는 운용사의 상위 집중도가 30%라는 건, S&P 500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자산 3분의 1도 사실상 이 10개 종목에 걸려 있다는 의미입니다. “분산 투자했다”고 믿고 있는 자금의 실체가 그렇습니다.
특히 상위 10개 중 7개가 기술·반도체입니다. 애플·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테슬라 6개 빅테크만 합쳐도 19.12%. 여기에 반도체 3종을 더하면 30%에 가까운 비중이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AI·플랫폼’ 테마 위에 서 있습니다. 지수를 샀다고 해서 테마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게 아니라는 점을 이 표가 그대로 보여줍니다.
반도체 삼각편대와 마이크론의 엇갈린 신호
엔비디아(5.99%)·브로드컴(2.21%)·마이크론(1.71%)을 합치면 9.91%. 포트폴리오의 10분의 1이 반도체입니다.
1위 엔비디아는 평가액이 +16.6% 늘며 6% 문턱에 다다랐고, 브로드컴은 +25.6%로 상위권 중에서도 눈에 띄는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GPU 한 축에서 커스텀 칩·네트워킹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시장의 시각이 브로드컴의 상승률에 반영된 것으로 읽힙니다.
가장 흥미로운 건 마이크론입니다. 평가액이 +227.4%, 즉 세 배 넘게 뛰었는데도 방향 표시는 상위 10개 중 유일하게 ‘비중축소’입니다. 이 조합은 한 가지를 시사합니다 — 평가액 급증의 동력이 매수가 아니라 가격 상승이었고, 그 사이 보유 규모 자체는 오히려 줄어드는 방향으로 조정됐다는 것입니다. 인덱스 운용에서 이런 조정은 지수 편입 비중 변화나 리밸런싱의 자연스러운 결과인 경우가 많지만, HBM(고대역폭 메모리) 사이클이 얼마나 가파르게 마이크론의 몸값을 끌어올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는 충분합니다. 세 배 오른 자산의 비중을 기계적으로 되돌리는 과정, 그것이 리밸런싱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빅테크 안에서도 갈린 성적표 — 알파벳 +29.2% vs 메타 +2.4%
‘빅테크’를 한 덩어리로 보는 습관을 깨야 할 분기입니다. 같은 기간 상위 종목들의 평가액 증가율은 이렇게 벌어졌습니다.
- 알파벳 +29.2% — 상위 5개 중 최고. 검색·클라우드·AI 모델을 동시에 쥔 구조가 재평가받은 흐름
- 엔비디아 +16.6%, 애플 +16.4%, 아마존 +16.4% — 중간 그룹
- 마이크로소프트 +3.7%, 메타 +2.4% — 사실상 제자리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비중 방향이 ‘확대’로 잡혔지만, 평가액 증가폭은 한 자릿수 초반에 그쳤습니다. 두 회사 모두 AI 설비투자(CapEx)를 공격적으로 집행하는 구간이라, 시장이 ‘투자 대비 회수’에 대해 좀 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알파벳은 같은 AI 경쟁 속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AI 랠리가 더 이상 모든 배를 함께 띄우지 않는다는 것 — 이번 분기 상위권이 던지는 가장 실용적인 메시지입니다.
테슬라(+15.9%)가 1.47%로 9위를 지킨 ���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실적 변동성이 큰 종목임에도 지수 내 위치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라이 릴리 — 상위 10위의 유일한 비(非)기술주
10위 일라이 릴리(1.29%)는 이 명단에서 기술·반도체가 아닌 유일한 이름입니다. 그리고 평가액 증가율 +32.6%로 상위 10개 중 1위입니다.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이 만들어낸 실적 성장이 제약주를 시가총액 최상위권으로 밀어 올린 결과입니다. 상위 10위 안에 헬스케어가 한 자리를 지키고, 그 자리의 증가율이 엔비디아보다 높다는 사실은, AI 일변도로 보이는 시장에도 독자적인 성장 서사를 가진 축이 남아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전체가 기술에 쏠려 있을수록 이런 축의 존재가 갖는 의미는 커집니다.
이 데이터를 읽을 때 반드시 감안해야 할 3가지
1) 13F는 최대 45일 지연 공시입니다. 이 자료의 기준일은 2026년 6월 30일이고, 공개는 그로부터 최대 45일 뒤입니다. 우리가 지금 보는 건 한 달 반 전의 스냅샷이며, 그 사이 포지션은 이미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실시간 신호가 아니라 사후 지도로 대해야 합니다.
2) 패시브 운용사의 ‘비중확대’는 매수 신호가 아닙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증감은 대부분 지수 편입 비중 변화와 ETF 자금 유출입에 따른 기계적 결과입니다. 헤지펀드의 신규 편입과 같은 무게로 해석하면 오독입니다.
3) 13F는 롱 포지션만 보여줍니다. 공매도·옵션·채권·해외주식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3조 3,712억 달러는 이 기관의 미국주식 부분일 뿐, 전체 그림이 아닙니다.
다음 분기 관전 포인트
- 엔비디아의 6% 돌파 여부 — 단일 종목이 지수의 6%를 넘기는 구간에서 집중도 논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
- 마이크론의 비중 방향 전환 — 평가액 3배 급증 이후 축소 흐름이 이어질지, 다시 확대로 돌아설지
- 마이크로소프트·메타의 회복 여부 —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두 종목이 AI 투자 성과를 숫자로 증명할 수 있을지
- 일라이 릴리의 순위 — 비기술주 유일 자리를 지키며 톱10 내 순위를 끌어올릴지
결국 이번 공시가 남기는 결론은 하나입니다. 미국 시장 전체를 통째로 담은 포트폴리오조차 상위 10개에 30%가 몰려 있고, 그중 7개가 같은 테마를 공유합니다. 인덱스 투자를 하고 있다면, 자신이 실제로 무엇에 노출돼 있는지 이 표로 한 번 확인해볼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