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드포인트 2분기 13F: 워너브라더스 신규 1위, 알파벳 8배 확대·키사이트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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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행동주의의 정석, 이벤트에 베팅하다
행동주의 투자자 댄 러브(Dan Loeb)가 이끄는 서드포인트(Third Point)가 2026년 6월 30일 기준 13F 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미국주식 평가액은 약 47억 달러(원화 약 6조 원), 보유 종목 수는 39개입니다. 수백 개 종목에 잘게 분산하는 대형 운용사들과 달리, 서드포인트는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의 61.7%를 차지할 만큼 집중된 포트폴리오입니다. 종목 하나하나가 ‘확신의 크기’를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이번 분기의 한 줄 요약은 명확합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새로 사서 단숨에 1위(11.39%)에 올렸고, 알파벳 평가액을 8배 가까이 불렸으며, 키사이트와 블록을 새로 담았습니다.
상위 10개 보유 종목 총정리
| 순위 | 종목 | 비중 | 방향 | 평가액 증감(QoQ) |
|---|---|---|---|---|
| 1 |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 11.39% | 신규매수 | - |
| 2 | 알파벳(GOOGL) | 9.46% | 비중확대 | +779.4% |
| 3 | 아마존(AMZN) | 8.91% | 비중축소 | +3.2% |
| 4 | CRH(CRH) | 5.02% | 비중확대 | +17.6% |
| 5 | 텔레폰 앤 데이터 시스템즈(TDS) | 4.96% | 비중축소 | -16.4% |
| 6 | TSMC(TSM) | 4.69% | 비중확대 | +136.4% |
| 7 | 라이브네이션(LYV) | 4.44% | 비중확대 | +193.1% |
| 8 |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KEYS) | 4.38% | 신규매수 | - |
| 9 | 솜니그룹 인터내셔널(SGI) | 4.31% | 비중확대 | +20.1% |
| 10 | 블록(XYZ) | 4.16% | 신규매수 | - |
상위 10개 중 신규매수가 3개, 비중확대가 5개, 축소는 2개뿐입니다. 지키기보다 공격적으로 판을 새로 짠 분기라는 게 표에서부터 드러납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 신규 매수로 단숨에 1위
이번 공시의 주인공입니다. 한 분기 만에 포트폴리오의 11.39%를 채워 넣은 신규 포지션인데, 서드포인트처럼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첫 진입에 1위 자리를 내줬다는 건 그만큼 확신이 크다는 신호입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스튜디오·스트리밍과 케이블 네트워크를 나누는 구조 재편이 진행 중이고, 미디어 업계 인수·합병 구도의 한복판에 있는 회사입니다. 댄 러브는 기업 분할·합병 같은 ‘이벤트’에서 눌려 있던 가치가 풀려나오는 순간을 노리는 이벤트 드리븐 전략의 대가로 꼽히는데, WBD는 그 문법에 정확히 들어맞습니다. 콘텐츠 IP의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구조 재편이라는 촉매가 예정돼 있는 상황 — 전형적인 러브 스타일의 베팅으로 읽힙니다.
알파벳 +779% — ‘조금 더’가 아니라 ‘완전히 다시’ 산 수준
알파벳은 평가액이 한 분기 만에 +779.4% 늘며 비중 9.46%로 2위에 올랐습니다. 8배가 넘는 증가율은 주가 상승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숫자입니다. 기존 포지션에 살을 붙인 게 아니라, 사실상 이번 분기에 새로 구축하다시피 한 규모입니다.
3위 아마존과 비교하면 메시지가 더 선명해집니다. 아마존은 평가액이 +3.2%로 거의 제자리인데 방향은 ‘비중축소’입니다. 같은 빅테크 안에서 알파벳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그림인데, 흥미롭게도 같은 분기 소로스 펀드 13F에서도 ‘아마존 축소, 알파벳 확대’가 똑같이 나왔습니다. 검색·클라우드·자체 AI 모델을 수직으로 쥔 알파벳의 AI 수익화에 대해 큰손들의 평가가 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신규 편입 키사이트·블록 — 계측 장비와 핀테크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비중 4.38%)는 통신·반도체 계측 장비 회사입니다. AI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 고도화와 차세대 통신 규격 전환에서 장비 테스트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길목에 있어, ‘AI 인프라’ 테마를 GPU가 아닌 계측 장비라는 우회로로 태우는 선택입니다.
블록(비중 4.16%)은 스퀘어와 캐시앱을 운영하는 핀테크입니다. 성장주 조정 국면에서 밸류에이션이 크게 눌렸던 종목이라,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면 리레이팅 여지가 있다고 본 듯합니다. 두 신규 종목 모두 ‘이미 오른 주도주’가 아니라 ‘눌려 있는 2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확대 종목들 — TSMC·라이브네이션·CRH·솜니그룹
TSMC(비중 4.69%)는 평가액을 +136.4%, 두 배 넘게 늘렸습니다. AI 칩이 어디서 설계되든 결국 생산은 TSMC로 모인다는, 밸류체인의 ‘병목’에 대한 베팅입니다. 라이브네이션(4.44%)은 +193.1%로 세 배 가까이 불렸는데, 공연·라이브 이벤트라는 경험 소비가 경기 우려 속에서도 견조하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WBD와 묶어 보면 ‘콘텐츠·엔터테인먼트’가 이번 분기 서드포인트의 한 축임이 드러납니다.
CRH(비중 5.02%, +17.6%)는 북미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수혜를 받는 건자재 회사이고, 솜니그룹(4.31%, +20.1%)은 템퍼실리에서 사명을 바꾼 매트리스·수면 기업입니다. AI·미디어 같은 화려한 테마 옆에 인프라와 내구 소비재를 깔아, 포트폴리오의 결을 다르게 가져가는 모습입니다.
줄인 종목 — 아마존과 TDS
축소는 두 종목입니다. 아마존(8.91%)은 앞서 본 대로 알파벳으로의 무게 이동이고, 텔레폰 앤 데이터 시스템즈(4.96%)는 평가액이 -16.4% 줄었습니다. TDS는 통신 자산 매각 등 구조 재편 이벤트로 주목받아온 종목인데,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차익을 일부 회수하는 단계로 읽힙니다. 다만 두 종목 모두 여전히 상위 5위 안에 있는 만큼 ‘청산 수순’이라기보다 ‘리밸런싱’에 가깝습니다.
13F의 한계와 관전 포인트
13F는 분기 말 보유 현황을 최대 45일 지연해 공시합니다. 지금 보는 6월 30일 스냅샷은 이미 한 달 반 전 그림이고, 회전이 빠른 헤지펀드 특성상 그 사이 포지션이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숏 포지션·파생상품·비상장 지분은 아예 담기지 않는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 WBD 이벤트의 진행 속도: 구조 재편이 계획대로 굴러가는지. 1위 포지션의 성패가 여기 달려 있습니다.
- 알파벳 비중의 추가 확대 여부: 8배 증액 후에도 더 사는지, 다음 분기 공시에서 확인할 부분입니다.
- 신규 3종목의 후속 행보: WBD·키사이트·블록이 한 분기 트레이딩인지, 장기 코어로 자리 잡는지.
방어보다 공격, 분산보다 집중 — 이번 서드포인트 13F는 댄 러브가 이벤트 드리븐의 정석으로 돌아왔음을 보여주는 공시입니다.
데이터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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