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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 몰락은 멀티플에서, 노동 대체는 채용 중단에서 먼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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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나우의 2026년 2분기 구독매출은 38억 7,700만 달러로 24.5% 늘었습니다. 전년 연간 성장률 21%보다 가속한 수치이고, 회사는 연간 가이던스도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주가는 52주 동안 29% 빠졌습니다.

세일즈포스는 더 선명합니다. 선행 PER 15.7배 — 2024년 12월 사상 최고가 대비 37% 낮은 자리인데, 매출 가이던스는 상향했고 계약잔고(cRPO)는 14%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AI 에이전트가 SaaS를 죽인다”는 서사는 이미 가격에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실적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그 간극을 숫자로 재봅니다.

꺾인 건 실적이 아니라 배수였다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선행 PER은 이렇게 내려왔습니다.

기간선행 PER
2020년 5월~2022년 5월84.1배
2022년 6월~2024년 6월43.2배
2024년 7월~2025년 6월33.6배
2026년 1~3월22.7배

소프트웨어가 S&P500과 같거나 더 싸게 거래되는 건 처음입니다. 2026년 상반기 소프트웨어 ETF(IGV)는 연초 대비 −10.5%였고, 같은 기간 S&P500은 +10.8%, 기술주 ETF는 +26%였습니다.

그런데 실적을 보면 둔화가 선명한 건 한 곳뿐입니다.

  • 서비스나우: 구독매출 +24.5% (전년 연간 +21%) — 가속
  • 세일즈포스: 매출 +11%, cRPO +14% — 다만 가이던스 상향분에 인포매티카 인수 효과가 약 3%p 포함돼 유기 성장은 8%대
  • 워크데이: +18.8% → +16.9% → +14.5% → +13%(가이던스) — 유일하게 또렷한 하향 곡선

워크데이가 좌석 과금 노출이 가장 큰 회사라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서사가 완전히 틀린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 하나. 세일즈포스의 10-K 위험요인에는 “AI 에이전트가 좌석 수를 줄일 수 있다”는 문구가 없습니다. 주가를 37% 깎은 서사가 정작 회사의 법적 위험 공시에는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AI는 아직 SaaS 매출의 주력이 아니다

그럼 AI 제품은 얼마를 벌고 있을까요.

  • 세일즈포스 Agentforce ARR 15억 달러 — FY27 매출 가이던스(약 460억)의 약 3%
  • 서비스나우 AI 계약액(ACV) 10억 달러 — 구독매출 가이던스의 약 6%

Agentforce는 전년 대비 +240%로 발표됐지만, 회사가 같은 분기부터 ARR 정의에 Slackbot과 Headless 360을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의가 바뀐 전후를 그대로 비교하면 성장률이 과대평가됩니다.

가격 모델 전환은 실제로 진행 중입니다. 서비스나우 CEO는 “신규 순증 계약의 50%가 비(非)좌석 기반”이라고 말했고, 세일즈포스는 대화당 2달러·크레딧 10만 개당 500달러를 공식 가격표에 올렸습니다. 다만 좌석 과금을 버린 게 아니라 병행합니다(Agentforce 1 에디션은 여전히 사용자당 월 550달러부터).

베니오프의 역설

마크 베니오프가 “AI로 고객지원 인력을 9,000명에서 5,000명으로 줄였다”고 말한 건 널리 인용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회사 10-K의 총 임직원 수는 76,453명에서 83,334명으로 6,881명(9%) 늘었습니다. 인포매티카 인수(약 5,200명)를 빼도 순증입니다. 실적 콜에서는 영업담당 15,000명을 두고 연말까지 1,200명을 더 채용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같은 사람이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 “이 SaaS 종말론(SaaSpocalypse)이라는 헛소리는 그만할 때다.”

에이전트는 실제로 일을 대체했나

감사받은 1차 문서로 대체를 증명할 수 있는 회사는 사실상 한 곳입니다. 클라르나의 연차보고서(Form 20-F)는 이렇게 적습니다 — 정규직 4,352명 → 2,831명(−35%), 1인당 연매출 34.4만 달러 → 124만 달러(3.6배), AI 어시스턴트가 고객서비스 채팅의 80%를 처리해 약 5,900만 달러 절감.

그런데 같은 회사 CEO는 2025년에 “너무 멀리 갔다”며 사람 채용을 재개했고, 2026년에는 ‘사람 상담 = 프리미엄’이라는 2층 구조로 정착했습니다. 대체는 일어났지만 100% 대체는 되돌려졌습니다.

생산성 증거는 방향이 갈립니다.

  • METR 무작위 대조시험: 대형 오픈소스 저장소를 맡은 숙련 개발자 16명이 실제 이슈 246건을 처리했는데, AI를 쓴 쪽이 19% 더 느렸습니다. 정작 본인들은 20% 빨라졌다고 믿었습니다.
  • MIT 연구진의 현장실험: 마이크로소프트·액센추어 등 개발자 4,867명에게 코파일럿을 무작위 배정했더니 완료 과제가 평균 26% 늘었습니다. 다만 이득이 주니어에 집중됐습니다.

두 결과를 합치면 이렇게 읽힙니다. AI는 평균 생산성을 올리는 게 아니라 숙련 프리미엄을 깎습니다.

도입률은 서사보다 훨씬 낮습니다. 미국 센서스국 조사 기준 기업 AI 사용률은 17~20%이고, 자율 에이전트를 실제로 확장 운영하는 조직은 맥킨지 기준 23%, AI가 영업이익에 기여한다고 답한 비율은 37%로 1년째 정체입니다.

그리고 2026년의 실제 병목은 비용입니다. 에이전트는 같은 과제에서 챗봇보다 토큰을 5~30배 쓰고, 과제당 비용은 최대 150배까지 벌어집니다. “싸져서 대체”가 아니라 “비싸져서 보류”가 현실입니다. 위험도 있습니다. 4월에는 코딩 에이전트가 범위 제한이 없던 API 토큰을 찾아내 프로덕션 데이터베이스를 9초 만에 삭제한 사고가 문서로 남았습니다.

돈은 모델 기업 두 곳에 몰려 있다

여기서 ‘연율화’와 ‘연간 매출’을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 OpenAI의 연율화 런레이트는 9월 말 약 700억 달러입니다. 반면 2025년 감사 기준 매출은 130억 7,000만 달러, 순손실 385억 3,000만 달러였습니다.
  • 2026년 2분기 실제 분기 매출로는 앤트로픽 116억 달러가 OpenAI 67억 달러를 앞섰습니다. 런레이트 헤드라인과 순서가 뒤집힙니다.
  • 앤트로픽은 2월 시리즈G로 300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3,800억 달러를 인정받았고, Claude Code 런레이트는 25억 달러를 넘었습니다(절반 이상이 기업 매출).

애플리케이션 쪽에서 가장 빠른 건 Cursor입니다. 2025년 1월 1억 달러에서 2026년 6월 4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보도 기준 연율화). 그리고 SpaceX가 모회사 Anysphere를 600억 달러 전액 주식으로 인수해 8월 14일 종결했습니다. 직후 OpenAI는 Cursor에 대한 모델 접근 종료 의향을 통보했습니다 — 공급자가 곧 경쟁자라는 이 분야의 구조적 취약점입니다.

이들이 겨냥하는 건 SaaS 라이선스가 아니라 인건비 예산이고, 그 증거는 가격표에 있습니다. 인터콤은 문의 해결 1건당 0.99달러, 세일즈포스는 대화당 2달러를 받습니다. 사람 상담원 대신 쓰라는 가격입니다.

문제는 마진입니다. AI 제품의 총마진은 2025년 45% → 2026년 53% 전망인데, 전통 SaaS는 75~85%입니다. 추론 비용이 원가의 23%를 차지합니다. 건당 과금은 매출이 늘수록 원가도 같이 늘어납니다.

빅테크는 숫자를 반만 공개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365 코파일럿 유료 좌석 3,000만 석 초과와 잔여계약 6,780억 달러는 공시하면서, 코파일럿 매출은 따로 공시하지 않습니다.

고용 — 해고가 아니라 입구가 줄었다

가장 많이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2026년 1~8월 미국 발표 감원은 52만 9,914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줄었습니다. AI를 사유로 든 감원은 11만 6,175건(전체의 22%)이고, 8월에는 3,462건으로 사유 순위 4위까지 내려갔습니다.

귀속은 화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입니다. 아마존은 3만 명을 줄이면서 CEO가 “AI 때문도 아니고 문화 때문”이라고 했고, 세일즈포스는 반대로 지원인력 감축을 AI 성과로 발표했습니다.

연구도 갈립니다.

  • 예일 버짓랩: 미국 노동시장에서 AI 관련 교란의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
  • 스탠퍼드 Canaries 연구: 22~25세의 AI 고노출 직군 고용이 또래 추세 대비 19% 낮다. 중요한 건 조정 경로입니다 — 해고가 아니라 신규 채용 감소로 일어났습니다. 저자들도 약점을 밝힙니다(교육수준을 통제하면 추정치가 약해지고, ChatGPT 이전부터 추세가 갈렸습니다).
  • PIIE의 제드 콜코: AI 고노출 직종의 공고 감소는 ChatGPT 공개 전인 2022년에 시작됐고, 직종 구성 변화 속도는 1984년(컴퓨터)·1996년(인터넷)과 같은 수준이라고 반박합니다.

한국 — 같은 산업 안에서 세대가 갈린다

한국은 신호가 더 선명합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2년 6월~2026년 6월 청년 일자리 감소 28만 5,000개 중 26만 8,000개(94%)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같은 보고서가 “AI만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명시하고 경력직 중심 채용 관행 등을 함께 지목합니다.

실제로 드러나는 형태는 미국과 같습니다 — 신규채용 중 청년 비중이 36.9%에서 29.3%로 떨어졌습니다. 7월 정보통신업은 전체 취업자가 2만 2,000명 늘었는데 15~29세는 7만 5,000명 줄었습니다. 청년 고용률은 8월 44.1%로 28개월 연속 하락 중입니다.

반면 ‘대체당하는 쪽’으로 꼽히는 국내 IT서비스 기업 실적은 전부 성장 중입니다. 삼성SDS는 2분기 매출 3조 7,178억 원(+5.9%)에 클라우드 +17%, LG CNS는 상반기 매출 +6.1%에 AI·클라우드 부문이 전체의 약 59%입니다.

생산성 쪽은 아직 절제된 숫자가 나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취업자의 51.8%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쓰고, 업무시간이 3.8% 줄었으며 잠재 생산성 상승 효과는 +1.0%p로 추정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은 AI 도입이 매출·부가가치에는 플러스지만 생산성 효과는 도입 초기에 불분명하다고 결론 냈습니다.

체크포인트 3개

  1. 워크데이의 성장률이 13% 아래로 내려가는가. 좌석 과금 노출이 가장 큰 회사입니다. 여기서 꺾이면 서사가 실적으로 확인되고, 버티면 디레이팅이 과했다는 쪽입니다.
  2. AI 제품 총마진이 59%를 넘어서는가. 건당 과금 모델의 수익성이 전통 SaaS에 근접하지 못하면, 에이전트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매출 성장만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3. 청년 신규채용 비중의 반등 여부. 대체가 진짜라면 이 숫자가 계속 내려갑니다. 경기 요인이었다면 금리 인하와 함께 돌아옵니다. AI 인과를 가르는 가장 깨끗한 지표입니다.

이 테마에서 확인된 건 둘입니다. SaaS는 실적이 꺾이기 전에 배수가 꺾였고, 노동은 해고당하기 전에 채용이 멈췄습니다. 둘 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시장과 기업이 미리 반영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지금 봐야 할 숫자는 에이전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 기대가 실적과 고용에서 실제로 확인되는 시점입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

#미래테마#AI에이전트#SaaS#세일즈포스#서비스나우#고용#앤트로픽#OpenAI#삼성SDS#생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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