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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뉴스에 방산주가 떨어지는 이유 — 재무장 30년 사이클은 '소모품'이 만든다

목차

9월 1일, 호르무즈 근해에서 유조선 두 척이 공격받자 미국이 이란을 다시 타격했습니다. 유가는 95달러로 뛰었고, 미 10년물 금리는 4.76%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방산주는 내렸습니다.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때 방산 지수가 한 달에 12% 오르던 것과 정반대입니다. 올해 3월 이란전 개전 달에도 유럽 방산 지수는 −9.2%로 5년 만의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이 역설이 이번 글의 출발점입니다. 방산주는 이제 전쟁 헤드라인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예산 숫자와 탄약 경제학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30년 슈퍼사이클”이라는 말이 맞는지도 헤드라인이 아니라 그 두 가지로 검증해야 합니다.

팩트: 세계 국방비, 11년 연속 증가

SIPRI가 4월에 낸 숫자입니다. 2025년 세계 군사비는 2조 8,870억 달러, 실질 +2.9%로 11년 연속 늘었고 세계 GDP의 2.5%로 2009년 이후 최고입니다. 눈여겨볼 건 지역별 편차입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이 끊기며 −7.5%였는데, 유럽은 +14%(10년간 +102%), 독일 +24%, 폴란드 +23%, 스페인 +50%였습니다. 미국을 뺀 세계는 +9.2%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예산은 이미 문서로 확정돼 있습니다.

국가확정·공식 요구액비고
독일2026년 €1,082억 → 2027년 안 €1,400억 → 2029년 €1,700억국방비 GDP 1% 초과분 부채 상한 제외
미국FY2027 요구 1조 5,000억 달러(+38%)미사일 조달 +188%, 한국전 이후 최대 증액
일본FY2027 요구 8조 9,000억 엔, 연말 3문서 개정 후 10조 엔 이상 전망2% 목표를 1년 앞당김
폴란드2027년 안 GDP 4.5%(1,981억 즈워티)2026년 4.8%, 나토 1위
한국2027년 안 73조 2,777억 원(+8.2%)2008년 이후 최대 증가율, 방위력개선비 +13.8%

나토는 2025년 헤이그에서 2035년까지 GDP 5%(핵심 3.5% + 안보 관련 1.5%)에 합의했고, 올해 7월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유럽·캐나다의 핵심 국방비가 GDP 2.53%까지 올라왔다고 확인했습니다. 목표까지 아직 1%포인트가 남았다는 뜻입니다.

왜 ‘30년’인가 — 평화배당의 되감기

숫자만 보면 “몇 년 좋다가 끝날 붐”과 구분이 안 됩니다. 사이클의 길이를 결정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되돌려야 할 폭이 큽니다. 레이건 시대 미국 국방비는 GDP 6%였다가 냉전 종식 후 1990년대에 3%로 내려갔고, 국방 투자는 1985년 정점에서 1995년까지 52% 줄었습니다. 유럽은 더 심해서 1980년대 초 GDP 3%에서 2020년 1.5%까지 떨어졌습니다. 유럽 나토 회원국의 평균은 2014년 1.4%에서 2025년 2.3%로 왔고, 2035년 3.5%가 목표입니다. 30년간 줄인 것을 10년에 걸쳐 되돌리는 구조라 경기와 무관합니다.

둘째, 소모품이 사이클을 늘립니다. 전투기나 전차는 한 번 사면 20년을 씁니다. 하지만 미사일과 포탄은 쓰면 사라지고, 다시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립니다. 올해 이란전이 이걸 극적으로 보여줬습니다.

  • 미국은 개전 첫 4일간 하루 평균 225발의 PAC-3 요격탄을 썼습니다. 2025년 연간 생산량이 620발이니, 소비 대 생산 비율 132 대 1(FPRI)입니다.
  • CSIS 추산으로 2월 말~7월 사이 미국의 현대식 패트리엇 재고는 약 65% 소진돼 1,000발 아래로 내려갔고, THAAD는 −38%였습니다. 8월 CNN이 인용한 재고 보고서는 더 나빠서 THAAD 약 80% 소진입니다(국방장관은 반박).
  • 지금 돈을 넣어도 미사일 리드타임 24개월, 고체로켓모터 30개월 — 2026년 4월에 발주한 미사일이 2028년 중반에 나옵니다. 동맹국 밀린 주문만 4,300발, 2025년 생산량 기준 7년치입니다.

포탄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는 2025년 약 700만 발(에스토니아 정보국)을 생산해 2021년의 17배가 됐는데, 미국의 155mm 생산은 2026년 3월 기준 월 3만 6,000발로 목표(10만 발)의 3분의 1입니다.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말이 정확합니다. “러시아는 나토가 1년에 만드는 탄약을 3개월에 만든다.”

그래서 계약이 7년짜리로 바뀌었습니다. 록히드마틴은 7월 30일 PAC-3 586억 달러 7년 계약을 받아 연 600발을 2030년 2,000발로, RTX는 2월에 토마호크를 연 50발에서 1,000발 이상으로, SM-6를 125발에서 500발로 늘리는 7년 프레임워크 5건을 맺었습니다. 방산이 “경기 무관”이라는 말은 이런 다년 계약이 이미 장부에 올라 있다는 뜻입니다.

무게중심 이동: 4백만 달러 미사일 vs 3만 5천 달러 드론

같은 이란전이 보여준 또 하나는 비대칭입니다. PAC-3 한 발 약 400만 달러로 3만 5,000달러짜리 샤헤드 드론을 잡으면 114 대 1로 지는 장사입니다. 홍해에서 미 해군은 200만 달러짜리 SM-2를 120발 쏴서 수천 달러짜리 후티 드론을 잡다가 “지속 불가능”이라고 자인했습니다.

답은 값싼 대량입니다. 우크라이나는 2025년 드론 400만 대를 만들었고 2026년 목표는 1,000만 대입니다. 1,000~2,500달러짜리 요격 드론이 올해 1월 격추한 샤헤드 1,704대 중 70%를 잡았습니다. 러시아도 월 5,800대의 게란을 찍어냅니다. 미국은 2027년까지 자폭 드론 34만 대(Drone Dominance)를 사고, 자율무기 조직 DAWG 예산을 FY2026 2억 달러에서 FY2027 546억 달러로 요구했습니다.

돈은 이미 여기로 몰렸습니다. 안두릴은 2025년 6월 305억 달러에서 올해 5월 610억 달러, 7월엔 1,000억 달러 밸류로 투자 협상 중이고, 독일 헬싱은 7월 180억 달러에 18억 달러를 유치했습니다(유럽 방산 스타트업 최대). 팔란티어의 메이븐은 프로그램 오브 레코드가 됐습니다. 다만 상장된 소형 드론주는 이미 급등락을 겪고 있습니다. 레드캣은 7월 한 달 −26%였고, 9월 1일 재타격 날에도 온다스 −6%였습니다. 매출 5배·13배 성장이 주가에 먼저 반영돼 있다는 뜻입니다.

수주잔고로 보는 사이클의 길이

주가는 흔들려도 장부는 다릅니다. 2분기 기준 수주잔고입니다.

기업수주잔고비고
RTX2,890억 달러(사상 최대)2026 매출 가이던스 상향
록히드마틴2,300억 달러PAC-3 586억 달러 별도
BAE시스템즈£840억상반기 수주 £164억
라인메탈€805억(+44%)2분기 수주 €114억(+476%), 2030년 매출 5배 목표
사브SEK 3,180억2분기 수주 +141%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상방산)38조 3,000억 원매출 4.7년치
국내 빅4 합계98조 5,000억 원1분기 100.2조에서 감소 전환

여기서 국내와 해외의 차이가 보입니다. 해외 프라임은 잔고가 계속 늘고 있고, 한국은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K-방산: 잔고 소진기와 다음 계약 사이

2025년 K-방산 수출은 154억 달러(+62.5%)로 역대 두 번째였습니다. 12월 30일 폴란드 천무 3차 5.6조 원이 결정타였습니다. 하지만 2026년은 7월 말 기준 약 80억 달러로 전년 동기의 절반이고, 연초 증권가가 기대한 377억 달러(DB금융투자)와는 거리가 멉니다. 잔고는 줄고 매출 인식은 늘어나는 — 즉 잔고를 소진하는 해입니다.

2분기 실적은 그래서 좋았습니다. 한화에어로 영업이익 1조 3,655억 원(+58.5%, 분기 첫 1조), 한화오션 7,361억 원(+98%), LIG D&A 1,057억 원(+29.5%). 현대로템(−9.7%)과 KAI(−43.1%)는 폴란드 인도 공백과 LAH 납품 지연으로 뒤처졌습니다.

계약은 유럽 현지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스페인 K9(8월 31일, 인드라와 현지 생산 조건), 핀란드 K9 112문(€5.45억), 노르웨이 천무 16문(9.2억 달러), 루마니아 유럽 첫 생산거점 가동, 폴란드 천무 공장 2029년 준공. 이유는 EU의 SAFE 대출 €1,500억이 유럽산 부품 65%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폴란드가 배정받은 €437억 중 한국이 접근 가능한 몫은 11%(약 7.8조 원)로 추정됩니다. 중동은 천궁-II 누적 14.6조 원(UAE·사우디·이라크)에 카타르·쿠웨이트가 준비 중이고, 이라크 K2 최대 250대·사우디 국가방위부 10조 원+ 협상이 하반기 기대 항목입니다.

실패도 있었습니다. 캐나다 잠수함 12척(최대 60조 원)은 7월 6일 독일 TKMS에 갔고, 다음 날 한화오션이 −22.3%, 한화시스템 −16.2%였습니다.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도 사브가 가져갔습니다. 조선 방산은 “미국 조선소 투자 시 초도 2척 본국 건조 허용”(8월 13일 트럼프 각서)이 실질적인 다음 촉매인데, 존스법·번스-톨레프슨법 개정은 1년째 계류 중입니다.

주가는 3월 4일 이란전 발발로 한화에어로가 장중 165만 5,000원을 찍은 뒤, 5월 종전 협상, 7월 캐나다 탈락과 국내 증시 급락이 겹치며 7월 13일 93만 6,000원까지 −40% 조정을 받았고 9월 초 105만 원 안팎입니다. PER은 한화에어로 27배·현대로템 17배·LIG 51배·KAI 69배로 벌어져 있습니다. 라인메탈(선행 약 30배)이나 미국 프라임(17~30배)과 비교하면 한국 대형주는 싸지도 비싸지도 않고, 항공·시스템주는 실적 대비 앞서 있습니다.

곡괭이와 삽: 화약·로켓모터·텅스텐

증산의 병목은 완제품 회사가 아니라 그 아래에 있습니다.

  • 질산셀룰로스(추진제 원료): 세계 물량의 약 70%가 중국산 면 린터에 의존하고, 중국은 2024년 초 유럽 공급을 설명 없이 중단했습니다. EU 수요 2만 톤에 생산 4,500~1만 톤. 한화에어로가 유상증자 자금 중 9,000억 원을 추진장약 스마트팩토리에 넣는 이유입니다.
  • 고체로켓모터: 미국 공급사가 6곳에서 2곳(L3해리스·노스롭)으로 줄었고, 산화제 과염소산암모늄은 단일 공급입니다. 폴란드의 패트리엇 공장 유치도 로켓모터 부족으로 막혔습니다.
  • 텅스텐·안티몬: 중국 수출통제 후 텅스텐 유럽 가격 +557%, 안티몬은 2024년 평균의 4배. 갈륨·게르마늄 대미 수출금지 유예는 11월 27일 만료입니다.
  • 국내에서는 풍산(155mm 탄약, 4월 매각 철회)과 SNT다이내믹스(K2 파워팩 국산화)가 이 층에 있습니다.

리스크: 사이클은 길어도 주가는 직선이 아니다

  1. 종전 헤드라인. 4월 10일 우크라이나 정보수장의 “해결이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다” 한마디에 유럽 방산 바스켓이 장중 −5%, 2월 협상 재개 때 국내 K방산 ETF가 한 주 −7.7%였습니다. 종전이 되면 재고 보충 수요는 남지만 멀티플은 먼저 빠집니다.
  2. 재정. 프랑스 국가부채 GDP 117.5%, 이탈리아는 4월에 €120억 적자 국방지출을 포기했고, 미국 1.5조 달러 중 3,500억 달러 조정법안은 의회 4개 위원회 중 어디도 다루지 않았습니다. 골든돔은 10월에 예산이 끊길 수 있다고 담당 장군이 경고했습니다. 대만도 특별예산이 38% 삭감됐습니다.
  3. 실행과 밸류에이션. 라인메탈은 6월 24일 독일의 F126 호위함 취소로 하루 −18%(1989년 이후 최악), 8월엔 가이던스 소폭 하향. KNDS는 7월 1일 “방산 섹터 변동성”을 이유로 IPO를 미뤘습니다. 국내는 폴란드 대통령의 SAFE 반대, 이라크 대금 지연설, 잔고 감소 전환이 실행 리스크입니다.

체크포인트 3개

  1. 9~10월 폴란드·페루·사우디 계약. 9월 1일 개막한 폴란드 MSPO 방산전과 연계해 K2 3차(9조 원+ 기대)·K9 3차, 페루 K2 54대 이행계약, 사우디 국가방위부 협상이 연내로 예고돼 있습니다. 이게 나와야 “잔고 감소 전환”이 일시적이 됩니다. 9월 17일 KF-21 양산 1호기 인도도 KAI에는 분기점입니다.
  2. 12월 미국 예산. 임시예산(CR)이 12월 4일·11일에 끝납니다. 3,500억 달러 조정법안이 살아남는지, 골든돔·미사일 조달 +188%가 실제 세출에 들어가는지가 미국 프라임과 한국 협력사(한화시스템·LIG)의 2027년을 결정합니다.
  3. 11월 27일 중국 갈륨·게르마늄 수출금지 유예 만료 + 연말 예산 확정. 같은 시기 일본 안보 3문서 개정(10조 엔 예산)과 독일 2027년 예산(€1,400억) 의회 통과가 있습니다. 소재 통제가 재개되면 병목 종목이, 예산이 확정되면 완제품 종목이 먼저 움직입니다.

정리하면, 방산 슈퍼사이클은 30년간 줄인 예산을 10년에 되돌리는 구조이고, 소모품 경제학이 그 길이를 보장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2025년에 그 이야기를 이미 한 번 다 샀고, 2026년은 실적과 계약으로 검증받는 해입니다. 전쟁 뉴스에 사는 투자자와 계약서에 사는 투자자의 성적이 갈리는 구간입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

#미래테마#방산#재무장#나토#탄약#드론#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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