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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은 적자고 인터넷이 번다 — 스페이스X 상장이 드러낸 우주경제

목차

지난 6월 12일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공모가 135달러에 6억 3,889만 주, 초과배정까지 전량 행사해 순조달 857억 달러 — 사우디 아람코를 넘어선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더 중요한 건 조달액이 아닙니다. 20년 동안 “2차 거래 기준 추정 밸류”로만 이야기되던 회사가 이제 분기마다 재무제표를 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첫 숫자들이 이 테마의 서사를 두 군데서 무너뜨렸습니다.

발견 ① 로켓은 적자고, 인터넷이 번다

S-1이 공개한 2025년 부문별 손익입니다.

부문매출영업손익
Connectivity(스타링크)113억 8,700만 달러+44억 2,000만 달러 (마진 39%)
Space(발사·우주선)40억 8,600만 달러−약 6억 6,000만 달러
AI—−63억 5,000만 달러
전사187억 달러순손실 49억 달러

로켓 사업은 적자입니다. 스타십 연구개발에만 30억 달러가 들어갔습니다. 회사를 먹여 살리는 건 위성 인터넷입니다.

더 놀라운 건 발사 매출 자체의 추이입니다. 2025년 외부 고객 대상 발사서비스 매출은 25억 7,600만 달러로 2024년 25억 8,400만 달러보다 오히려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발사 횟수는 134회에서 165회로 23% 늘었는데 말입니다.

2026년 상반기도 9억 7,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입니다. 다만 여기엔 단서를 달아야 합니다 — 2분기만 보면 +32% 반등했고, 상반기 감소의 원인은 고객 발사 횟수가 21회에서 17회로 줄어든 것이라고 10-Q가 직접 밝힙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2025년 165회 발사 중 122회가 스타링크 자가 발사였습니다. 재사용이 만든 것은 싼 가격표가 아니라 자기 위성을 올릴 물류였습니다.

발견 ② 발사 가격은 10년째 내려가지 않았다

이 테마의 출발점은 늘 “발사비용이 kg당 1만 달러에서 1천 달러로”라는 그래프였습니다. 공시가로 검산하면 이렇습니다.

  • 팰컨9 표준 계약가: 2016년 6,200만 달러 → 2026년 7,400만 달러
  • 라이드셰어 단가: 2019년 kg당 5,000달러 → 2023년 6,500달러 → 2026년 7,000달러

흔히 인용되는 “kg당 2,720달러”는 2016년 공시가를 최대 탑재량으로 나눈 파생치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2026년을 계산하면 kg당 3,246달러로 오히려 19% 높습니다.

내부 원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팰컨9 1회 원가는 1,500만~2,800만 달러로 추정되지만 회사가 공시한 적은 없습니다. 즉 재사용의 수혜자는 고객이 아니라 마진이었습니다.

그럼 다음 단계를 열어야 할 스타십은 어디까지 왔을까요.

스타십은 지금까지 13회 비행했고, 단 한 번도 궤도에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13회 전부 의도적인 준궤도 궤적이었습니다. 2026년 두 번의 비행에서는 부스터를 연속으로 잃었습니다. 첫 궤도 비행은 9월 22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머스크는 완전 재사용을 달성하면 kg당 100~200달러를 목표로 한다고 말합니다. 반면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완전 재사용에 실패하면 1회 1억 달러, 즉 kg당 1,000달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목표와 회의론 사이에 5~10배 격차가 있습니다.

그럼 “우주경제 6,856억 달러”는 무엇인가

스페이스 파운데이션 집계로 2025년 세계 우주경제는 6,856억 달러(+12%), 이 중 상업이 5,443억 달러(79%)입니다.

그런데 그 상업 5,443억 달러의 구성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위 두 부문인 위성항법(GNSS) 기기·서비스와 지상국·지상장비가 합쳐 4,198억 달러로 상업 부문의 77%를 차지합니다.

반대편 숫자는 이렇습니다. 2025년 전 세계 궤도 발사 시장 전체의 가치는 191억 7,000만 달러, 그중 상업 무인 발사는 61억 7,000만 달러입니다. 우주경제 전체의 0.9%입니다.

정리하면 “우주경제”라고 불리는 것의 대부분은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위성 안테나입니다. 로켓은 1%도 안 됩니다.

새 수요를 만든 건 발사가격이 아니라 국방예산이다

그럼 2025~26년에 우주 기업들의 매출이 실제로 늘어난 원천은 무엇이었을까요. 계약서를 따라가면 답이 하나로 모입니다.

  • SDA 트랜치3 추적층 위성 72기 — 약 35억 달러 (록히드마틴·L3해리스·로켓랩·노스롭그루먼 각 18기)
  • 골든돔 지원 AMDT3 위성 36기 — 약 17억 5,000만 달러
  • 우주군의 골든돔 우주기반요격체 시제 — 12개사 20건, 최대 32억 달러 (단 이건 상한이지 집행액이 아닙니다)

규모 감각을 위해 덧붙이면, 의회예산처(CBO)는 골든돔형 본토 미사일방어를 20년간 1조 2,000억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그중 우주기반요격체가 7,430억 달러이고 위성 7,800기가 필요한데, 그래도 동시에 요격 가능한 ICBM은 10발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국방부 자체 추정(10년 1,850억 달러)과는 6배 넘게 벌어집니다.

매출이 폭증한 기업들의 원천도 예외 없이 정부·국방입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2분기 매출이 전년의 4배(2억 620만 달러), 로켓랩은 +62%(2억 3,400만 달러)에 수주잔고 23억 6,000만 달러입니다.

궤도 데이터센터 — 서사는 뜨겁고 매출은 없다

가장 화제인 분야는 돈이 도는 곳과 정반대입니다. 스타클라우드는 2억 5,000만 달러를 추가로 조달해 기업가치 23억 달러가 됐고 엔비디아도 참여했지만, 공개된 매출은 없습니다. 구글의 Project Suncatcher는 2027년 초 시험위성 2기가 전부입니다.

여기서 이 글의 앞부분과 이어지는 대목이 나옵니다. 스타클라우드 CEO는 병목이 발사 가격이 아니라 발사 슬롯이라고 말합니다. 발사가 싸져서 궤도 데이터센터가 가능해진 게 아니라, 올릴 자리가 없어서 막혀 있다는 것입니다.

머스크 본인의 구상도 전부 계획 단계입니다 — 통신위성 10만 기 이상, AI 컴퓨팅 위성 최대 100만 기. 참고로 현재 인가받은 물량은 1만 5,000기입니다.

균형추 — 상장 우주주의 실제 성적

2026년 9월 17일 기준입니다.

종목시총TTM 매출시총/매출52주 고점 대비
스페이스X(SPCX)2조 1,000억 달러230억 달러91배−31%
로켓랩(RKLB)406억 달러7억 7,000만 달러52.8배−55%
AST스페이스모바일(ASTS)244억 달러1억 1,500만 달러211.6배−53%
플래닛랩스(PL)62억 달러3억 7,800만 달러16.3배−67%
인튜이티브머신스(LUNR)34억 달러4억 9,000만 달러6.9배−68%

스페이스X를 뺀 순수 우주주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779억 달러인데 합산 매출은 21억 8,000만 달러, GAAP 기준 흑자를 낸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스페이스X조차 상장 후 한때 공모가를 22% 밑돌았습니다.

ETF는 더 냉정합니다. ARKX는 설정(2021년) 이후 연 8.67%, UFO는 연 9.26%입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 ETF의 장기 연평균(14.8%)에 못 미칩니다. 게다가 구성이 우주가 아닙니다 — UFO의 1·2위 편입 종목은 가민과 트림블이고, ARKX의 4위는 존디어입니다.

그리고 2021년 SPAC 열풍의 잔해가 있습니다. 버진오빗은 약 5억 달러를 조달했다가 2023년 파산했고, 자산은 경매에서 3,640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한국 — 예산은 폭증, 실적은 정체

우주항공청 예산은 2026년 1조 1,201억 원(+16.1%) 으로 첫 1조 원을 넘었고, 2027년 요구안은 1조 6,491억 원(+47%) 입니다.

다만 뜯어보면 결이 다릅니다. 2026년 R&D 예산은 9,495억 원으로 +4.5%에 그쳤습니다. 총예산 증가율의 4분의 1입니다.

발사체 쪽은 진도가 나갔습니다. 누리호 4차가 2025년 11월 성공했고, 5차는 10월 7일 위성 15기를 싣고 올라갑니다.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에 발사통제센터 22개 콘솔 중 20개에 참여합니다.

민간은 훨씬 냉혹합니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당시 2025년 매출 478억 원을 제시했지만, 2026년 상반기 실적은 매출 39억 원에 영업손실 282억 원입니다. 첫 상업 발사는 이륙 33초 만에 끝났습니다.

정작 실적이 도는 쪽은 발사체가 아니라 위성과 지상장비입니다. 쎄트렉아이는 2월 2,830억 원 수출 계약으로 수주잔고를 5,570억 원(+61%) 으로 늘렸고, 인텔리안테크는 2분기 매출 972억 원(+30%)에 영업이익 71억 원(+304%)으로 역대 최대를 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주 대장주’라 불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우주 부문은 2분기 매출 7,600억 원으로 전사의 8.2%입니다. 그중 우주는 다시 일부입니다.

체크포인트 3개

  1. 9월 22일 스타십 첫 궤도 비행. 성공하면 kg당 비용 논쟁이 비로소 시작되고, 실패하면 “2030년대 우주경제” 시간표 전체가 밀립니다.
  2. 스페이스X의 다음 분기 공시에서 발사서비스 매출이 다시 성장하는가. 2분기 +32% 반등이 추세인지 기저효과인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3. 골든돔 예산이 ‘상한’에서 ‘집행’으로 넘어가는가. 지금 우주 기업 매출의 원천은 국방입니다. CBO 추산과 국방부 추산의 6배 격차가 어디로 수렴하는지가 이 테마의 실제 규모를 정합니다.

“발사비용이 싸져서 우주가 열린다”는 문장은 10년 동안 이 테마의 전제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문장을 만든 회사의 공시를 열어 보니, 발사 가격은 오르고 발사 부문은 적자였으며 회사를 떠받친 건 위성 인터넷이었습니다. 우주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로켓을 파는 게 아니라 로켓으로 올린 무언가를 파는 것이었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

#미래테마#우주경제#스페이스X#스타링크#발사체#누리호#한화에어로스페이스#쎄트렉아이#골든돔#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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